집주인이 집 팔겠다며 나가라는데 등록임대 아파트라면 지금 갱신요구권 쓰세요
서울 등록임대 아파트 2만4267호가 2026년 말 의무임대기간을 마치면서 집주인들의 매도·전환 압박이 연말에 집중됩니다. 집주인이 집을 팔겠다며 나가라고 해도 세입자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 임대료 5% 상한을 유지한 채 임대차가 2년 더 이어집니다.
계약 만료 6~2개월 전이 꼭 챙겨야 할 시점입니다.
올 연말 서울에서 등록임대 아파트 2만4267호가 의무임대기간을 마칩니다. 집주인이 "집을 팔아야 하니 나가달라"고 통보해 오는 세입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등록임대 아파트에 사는 세입자가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은 하나입니다.
집주인이 매도를 추진하더라도 세입자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 임대차가 2년 더 이어지고, 그 2년 동안 임대료 인상은 5% 이내로 묶여 있다는 점입니다.
2024년 12월 기준 집계로 2027년에는 1만375호, 2028년에는 1만1071호가 추가로 의무기간을 마칩니다. 즉 올 연말에만 몰리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 3년에 걸쳐 서울에서만 4만5713호가 같은 선택지에 놓입니다.
지금 계약 만료일이 6~2개월 전인 세입자라면 바로 갱신요구권을 쓸 수 있는 때입니다.
집주인이 매도·실거주를 들어도 2년 더 살 수 있는 이유
등록임대 아파트는 임대료 증액률이 연 5% 이내로 제한돼 왔습니다. 그래서 장기간 계약을 갱신해 온 세대는 주변 시세보다 임대료가 상당히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집주인이 의무임대기간이 끝났다고 해서 이 안전장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세입자가 계약 만료 6~2개월 전에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 임대차는 2년 더 이어지고, 그 2년 동안도 5% 상한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2026년 말 의무기간이 끝나는 주택이라도 세입자가 갱신 시점에 갱신요구권을 쓰면 임대차가 2027년 말, 혹은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내가 들어가 살 거다", "집을 팔아야 하니 비워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시기이지만, 등록임대 아파트의 세입자에 대해서는 집주인의 매도·실거주 주장만으로 갱신 거절이 쉽지 않습니다.
임대사업자들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경우 주택 매도가 사실상 어렵다"고 말할 정도로, 이 권리는 세입자 쪽에 분명히 서 있습니다.
왜 연말에 '매도 압박'이 몰리는가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등록임대 아파트의 양도세 혜택에 매각 시한을 두는 쪽으로 바뀌면서 집주인들의 셈이 달라졌습니다. 이미 의무기간이 끝난 주택은 2027년 말까지 양도해야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50% 등 기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28년부터는 중과세율의 절반이 적용되고 공제율도 30%로 낮아지며, 2029년부터는 두 혜택이 모두 사라집니다. 2027년 1월 1일 현재 의무임대 중인 주택도 기간 종료 후 1년 안에 팔아야 기존 혜택이 유지됩니다.
종전에는 자동 말소된 뒤에도 매각 시한 없이 양도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전월세를 계속 놓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매각을 늦출수록 세 부담이 커지므로, 새로운 2년 임대차계약을 맺는 대신 집을 비워 매각하려는 집주인이 늘어나는 흐름입니다.
이 때문에 "재계약 안 하겠다, 매도할 거다"라는 통보가 집중되는 때가 바로 지금 이 연말입니다. 집주인의 사정은 세제 시한에서 나온 것이지, 세입자의 갱신요구권을 지우는 근거가 아닙니다.
어느 동네에 몰려 있고,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나
6월 말 기준 등록민간임대 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노원구 3469가구였고, 이어 영등포구 1877가구, 성동구 1381가구, 동대문구 1279가구, 구로구 990가구, 성북구 938가구, 관악구 893가구, 도봉구 872가구, 중랑구 785가구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지역들은 최근 1년 사이 전세 매물이 급감한 곳입니다. 중랑구는 1년 전 386건이던 아파트 전세 매물이 76건으로 80.4% 줄었고, 동대문구는 1039건에서 359건으로 65.5% 감소했습니다.
도봉구와 노원구도 각각 64.5%, 62.1% 줄었고, 구로구(-59.9%)·관악구(-58.5%)·성동구(-48.9%)·성북구(-47.3%)·영등포구(-41.1%)에서도 감소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전세 매물이 이미 바닥을 치는 지역에서 등록임대 세입자가 갱신 없이 밀려나면 다른 집으로 옮기는 일 자체가 어렵습니다.
또 임대료 5% 상한에 묶여 시세보다 저렴하게 살던 세대가 밀려나면, 저렴한 전월세 물량 자체가 줄어들어 비슷한 조건의 임대 매물을 다시 찾기도 어려워집니다. 그만큼 지금 집에 그대로 머물 수 있는 권리가 세입자에게는 가장 큰 가치입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계약 만료일이 6개월에서 2개월 사이로 남아 있다면 바로 집주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를 서면으로 통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내용증명이나 문자, 이메일 등 날짜가 남는 방식이면 됩니다.
이렇게 통지하면 임대차는 2년 더 이어지고, 임대료는 5% 상한 안에서만 조정됩니다. 집주인이 "매도해야 한다", "들어와 살 거다"라고 말하더라도 통념상 이런 사유만으로 갱신 거절이 쉽지 않다는 점이 전제입니다.
2026년 말에 의무기간이 끝나는 주택이라도 지금 갱신을 쓰면 2027년 말이나 2028년까지 거주 기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 조치 없이 만료일을 넘기거나, 집주인이 내민 "그냥 비워달라"는 요구에 응해 이사 날짜부터 잡으면 되돌리기가 어렵습니다.
지금 내 집이 등록임대 아파트인지, 의무임대기간이 언제 끝나는지부터 계약서와 집주인에게 확인한 뒤 바로 통지로 넘어가는 순서가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