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나갈 때 원상복구 어디까지 해야 하나, 통상의 손모 기준 판례 정리
임대차가 끝날 때 세입자는 원칙적으로 원상복구 의무가 있지만, 통상적인 사용으로 자연히 생기는 손상(통상의 손모 — 써서 닳고 없어지는 것)은 특약이 없는 한 집주인이 부담합니다. 서울중앙지법 판결은 "임대료 안에 이미 감가상각비·수선비가 포함돼 있으므로 통상의 손모에 대해서는 임차인에게 원상복구 의무가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어떤 손상이 통상의 손모에 해당하는지는 개별 사례마다 법원이 판단하며, 계약서 특약과 입주 전 사진 증거가 분쟁 예방의 핵심입니다.
통상의 손모란 무엇인가요?
통상의 손모(損耗)는 "써서 닳고 없어진다"는 뜻으로, 세입자가 정상적으로 생활하면서 자연히 생기는 노후화와 가치 감소를 말합니다.
서울중앙지법(2005가합100279·2006가합62053 판결)은 이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사회통념상 통상적인 방법으로 사용하여 그렇게 될 것인 상태라면 처음 상태보다 나빠지더라도 그대로 반환하면 무방하다. 통상의 손모에 대해서는 임차인의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특약이 없는 한 임대인이 부담해야 한다." 집주인이 임대료 안에 감가상각비와 수선비를 이미 포함시켜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입니다.
이 판결에서 법원은 총 3천만 원의 원상복구비 청구 중 1,500만 원은 통상의 손모로 보아 집주인 부담으로, 나머지 1,500만 원만 세입자가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세입자 책임인 것과 아닌 것, 어떻게 나뉘나요?
| 통상의 손모 — 집주인 부담 | 원상복구 대상 — 세입자 부담 |
|---|---|
| 달력·액자를 걸었던 벽 흔적 | 바퀴 달린 의자로 생긴 마루 자국·홈 |
| 냉장고·TV 뒷면 벽 검게 변색 | 이삿짐 옮기면서 생긴 마루 긁힘 |
| 못자국 (도배 전체 교체 불필요 수준) | 못자국 (도배 전체 교체 필요 수준) |
| 임차인 소유 에어컨 설치 나사못 자국 | 에어컨 누수 방치로 생긴 벽 부식 |
| 카펫에 가구 놓았던 눌림 자국 | 결로를 방치해 확산된 곰팡이·얼룩 |
| 햇볕으로 인한 벽지·마루 변색 | 반려동물이 긁어 생긴 기둥 손상 |
일본 동경도 임대주택 트러블 방지 가이드라인의 분류 기준이며, 국내 법원에서도 이와 같은 맥락의 판단이 이루어집니다.
실제 판결에서는 어떻게 결론이 났나요?
대구지방법원 — 도배비 청구 사례
벽지가 찢어지고 얼룩이 있어 집주인이 도배비 65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벽지 훼손을 인정하면서도 "도배한 지 3년이 경과한 점, 통상의 손모로 인한 감가상각을 고려해야 한다"며 도배비의 20%인 13만 원만 세입자 부담으로 인정했습니다. 훼손이 있더라도 연식에 따른 감가상각이 먼저 공제된다는 의미입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 복합 청구 사례
가구 뒤쪽 벽지·창틀·화장실 타일 곰팡이, 문과 문틀 래핑 손상, 도배 일부 찢김·낙서, 마루 오염 등 여러 항목이 청구됐습니다. 법원은 "통상적인 사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의 손상을 초과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상복구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원상복구 미이행을 이유로 보증금을 안 줄 수 있나요?
대법원은 이에 대해 명확한 선을 그었습니다. 32만 원 상당의 전기시설 원상복구가 남아 있다는 이유로 집주인이 1억 원이 넘는 보증금 전액 반환을 거부한 사건에서, "불이행한 의무가 사소하고 손해액이 근소한데 그를 훨씬 넘는 거액의 보증금 전액 반환을 거부하는 것은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반해 허용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원상복구 의무와 보증금 반환 의무는 민법상 동시이행 관계(서로 동시에 이행해야 하는 관계)이지만, 미이행 금액이 극히 소액일 경우 보증금 전액 반환 거부는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습니다.
한편 대법원은 원상복구 의무에 폐업신고 절차 이행도 포함된다고 봤습니다. 건물을 비워준 뒤에도 영업허가 명의가 그대로라면 집주인이 새로 영업허가를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분쟁을 미리 막으려면 계약서에 원상복구 항목을 구체적으로 적어두고, 입주 전 집 상태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해 증거로 남겨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 지금 딱 이 상황이라서요 ㄹㅇ 집주인이 퇴거하면서 이것저것 청구하는게 말도 안되게 큰금액이거든요 32만원으로 1억넘는 보증금 안돌려줬다가 대법원에서 안된다고 판결났다는거 처음알았어요 조금 버틸 힘이 생겼습니다ㅠ
- 분쟁이 생기면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먼저 이용해보시는 게 소송보다 비용 부담이 적어요. 청구 항목 하나하나가 통상의 손모에 해당하는지 따지는 게 핵심이라 관련 사진 자료 꼼꼼히 챙겨두시면 좋습니다.
- 못자국이 도배 교체 필요한 수준이냐 아니냐로 기준이 나뉜다는게 사실 좀 애매하지 않나요?? 그 선이 어디서 그어지는건지 결국 판사 재량이라는건가요 그래서 계약서에 특약으로 미리 써두라는 말이 나오는거겠네요
- 폐업신고도 원상복구 의무에 포함된다는게 진짜 몰랐어요ㅎㅎ 집만 비워주면 끝인줄 알았는데 임차인도 임대인도 이런 부분까지 알고있어야 하는군요
- 임대인 입장에서는 좀 억울한 면이 있기는 합니다. 도배 65만원 청구했는데 3년됐다고 13만원만 인정받으면 나머지 52만원은 집주인 부담이잖아요. 임대료에 이미 포함됐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딱 떨어지는게 아닌것같아요ㅋㅋ
- 그러니까 감각상각 비용을 임대료에 포함해서 받는다는 전제로 법이 설계된거잖아요 세입자가 다 부담하면 집주인이 임대료로도 받고 퇴거때도 받는 이중징수가 되는거라서요
- 입주할때사진한장도 안찍고들어갔다가 나갈 때 집주인이 다 제 탓이라고해서 ㄷㄷ 이번엔 영상으로 방마다 꼼꼼히 찍어뒀어요 계약서 특약도 항목별로 세세하게 써달라고 할거예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