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보일러 안 고쳐주면 직접 수리하고 월세에서 빼도 됩니다

이슈톡톡
3일 전 · 조회수 121

수리비, 월세에서 빼세요

보일러 고장이나 누수 같은 큰 수리는 계약서에 어떤 특약이 있어도 집주인이 고쳐줄 의무가 있습니다. 집주인이 수리를 미루면 세입자가 먼저 고친 뒤 수리비를 다음 달 월세에서 차감할 수 있고, 이는 대법원 판결로 확인된 권리입니다.

수리 전 통보와 영수증 보관만 지키면 됩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보일러 고장, 누수, 결로 때문에 집주인과 다투는 세입자가 부쩍 늘어납니다. 수리를 요청해도 집주인이 차일피일 미루면 세입자는 추운 집에서 떨면서 적지 않은 수리비를 자기 돈으로 떠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럴 때 세입자가 쓸 수 있는 분명한 법적 권리가 있습니다. 집주인이 수선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세입자가 직접 수리한 뒤, 그 수리비를 다음 달 월세에서 빼고 내도 됩니다. 민법 제626조가 정한 필요비 상환청구권이고, 대법원 판결로도 확인된 권리입니다.

모르면 생돈이 나가고, 알면 영수증 한 장으로 지킬 수 있는 돈입니다.

보일러·누수 수리는 원래 집주인 의무입니다

민법 제623조는 집주인(임대인)이 계약 기간 동안 세입자가 집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 줄 의무를 부담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의무는 집주인의 잘못이 없어도 적용됩니다.

다만 모든 수리를 집주인이 부담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걸 안 고치면 정상적으로 살 수 없는가"를 기준으로 부담 주체를 가릅니다.

  • 집주인 부담(대규모 수선): 보일러 고장, 천장·배관·외벽 누수, 벽 균열, 구조적 결로로 인한 곰팡이, 상하수도 배관 파손, 전기 배선·누전차단기 결함 — 난방이 안 되거나 물이 새면 정상 거주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세입자 부담(소규모 수선): 형광등·LED 전구 교체, 수도꼭지 패킹, 문손잡이·잠금장치 같은 소모품 수준의 사소한 수리, 그리고 세입자 본인 과실로 망가뜨린 부분.

계약서에 "수선은 세입자가 부담한다"는 특약이 있어도 안심해도 됩니다. 대법원 판례상 이런 특약은 통상 생길 수 있는 소규모 수선에만 효력이 있고, 보일러 교체나 누수 같은 대규모 수선은 특약과 무관하게 여전히 집주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입주 전부터 있던 하자도 임대차 기간 중에 드러났다면 집주인이 고쳐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습니다.

직접 고치고 월세에서 빼도 됩니다

집주인이 수리를 거부하거나 미루면, 세입자는 먼저 자기 돈으로 수리한 뒤 집주인에게 비용 상환을 청구하거나 다음 달 월세에서 공제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626조가 정한 필요비 상환청구권입니다.

실제 대법원 판결(2019년 선고)이 이 권리를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집주인이 수리 의무를 이행하지 않자 세입자가 1,500만 원을 들여 집을 수리하고 그만큼 월세를 2개월 이상 내지 않았는데, 집주인은 "월세 2기 연체"를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집을 비우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대법원은 "건물 보존을 위한 비용은 필요비이고 필요비는 집주인이 부담해야 하므로, 세입자는 지출한 필요비 금액만큼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며 세입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수리비만큼 월세를 안 낸 것은 연체가 아니라 정당한 권리 행사라는 뜻입니다.

같은 이유로, 수선의무 불이행이 먼저인 상황이라면 집주인이 월세 연체를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해도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순서를 지켜야 안전합니다

이 권리는 절차를 지켜야 온전히 보호받습니다. 이 순서를 기억하세요.

  1. 수리 요청 기록 남기기 — 문자, 통화 녹음, 내용증명으로 집주인에게 수리를 요청한 기록을 반드시 남깁니다. 월세를 빼기 전 이 기록이 없으면 분쟁에서 불리해집니다.
  2. 수리 전 통보 — 직접 수리하기 전에 집주인에게 "수리하고 비용을 청구하겠다"고 알립니다.
  3. 증빙 보관 — 견적서와 영수증을 모두 보관하고, 수리 전 하자 상태를 사진으로 남깁니다. 고장 원인이 애매하면 수리업체의 고장 원인 확인서를 받아두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4. 월세에서 차감 — 지출한 수리비만큼 다음 달 월세에서 빼고 냅니다. 집주인이 수리비 지급을 끝내 거부하면 지급명령이나 소액사건심판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세입자가 잘못 사용해 생긴 고장은 세입자 부담이고, 소모품 교체 수준의 소규모 수리를 월세에서 빼면 오히려 연체가 될 수 있습니다. 월세 지급 거절도 주거가 완전히 불가능하면 전액, 부분적으로 불편한 정도면 그 비율만큼만 가능합니다.

전세 세입자는 이렇게 하세요

매달 내는 월세가 없는 전세 세입자도 같은 권리가 있습니다. 다만 차감할 월세가 없으니, 계약이 만료된 뒤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 수리비를 함께 청구하면 됩니다. 집주인이 응하지 않으면 보증금 반환소송에서 수리비까지 더해 청구할 수 있습니다.

수리 거부가 심해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내용증명으로 수리를 요청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도 응하지 않을 때 계약을 해지하고 보증금 반환을 청구하는 길도 있습니다.

분쟁이 심각해지면 혼자 끙끙대지 말고 대한법률구조공단(국번 없이 132)이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무료 상담을 활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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