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이 늘어나도 서울 주택 공급이 오히려 부족해지는 이유
재개발은 낡은 빌라·단독주택을 허물고 아파트를 새로 짓는 사업이지만, 개발 전보다 주택 수가 줄어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주한 가구 수보다 새로 짓는 세대 수가 더 적기 때문입니다. 서울 최대 단일 재개발인 한남3구역은 이주 8,584가구에서 건립 5,970세대로 약 2,600가구가 감소했습니다. 재개발이 늘수록 빌라 같은 서민 주택이 사라지고 신축 아파트 희소성도 함께 커지는 구조입니다.
재개발하면 집이 늘어날 것 같은데, 왜 실제로는 줄어드나요?
재건축(기존 아파트를 허물고 다시 짓는 것)은 세대 수가 늘어납니다. 그런데 재개발(빌라·단독주택이 밀집한 지역을 아파트로 바꾸는 것)은 반대입니다. 이주한 가구 수보다 새로 짓는 세대 수가 더 적게 나오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부지의 20~30%를 도로·공원으로 내줘야 합니다.
재개발은 아파트 건설뿐 아니라 도로·공원 같은 기반시설 정비도 목적으로 합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재개발 구역 부지의 약 20~30%는 기부채납(공공에 무상 제공)해야 하므로,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둘째, 주거 면적이 커집니다.
개발 전에는 10~25평짜리 소형 빌라나 단독주택이 밀집해 있었지만, 개발 후에는 전용 59~84㎡ 이상 아파트로 채워집니다. 면적이 넓어질수록 같은 땅에 들어설 수 있는 가구 수는 줄어듭니다.
셋째, 다가구주택 구조 때문입니다.
다가구주택(건물 한 채에 세입자 여러 가구가 살지만 소유자는 1명인 집)이 재개발되면, 실제로는 7~8가구가 살아도 입주권(새 아파트를 공사원가 수준으로 분양받을 권리)은 소유자 1명에게 1개만 주어집니다. 이주 가구 수는 많지만 새로 생기는 세대 수는 훨씬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얼마나 줄었나요? 한남3구역·흑석뉴타운 사례
| 재개발 구역 | 이주 가구 수 | 건립 세대 수 | 변화 |
|---|---|---|---|
| 한남3구역 (서울 최대 단일 재개발) | 8,584가구 | 5,970세대 | 약 2,600가구 감소 |
| 흑석뉴타운 (동작구) | 약 15,000가구 | 약 10,000세대 (예상) | 약 5,000가구 감소 |
두 사례 모두 이주 가구 수보다 새로 지어지는 세대 수가 훨씬 적습니다. 재개발이 끝나면 그 지역에 살 수 있는 사람이 개발 전보다 오히려 줄어드는 겁니다.
일반 청약자한테 실제로 나오는 물량은 얼마나 되나요?
건립 세대 중에서도 일반 청약자가 받을 수 있는 물량은 더 적습니다. 조합원(기존 소유자) 분양분과 임대아파트 의무 물량(임대로 공급해야 하는 세대)을 빼고 남은 것이 일반분양입니다.
한남3구역 기준으로 보면, 전체 5,970세대 중 일반분양 물량은 약 1,060세대로 전체의 약 17%에 불과합니다. 집 100채 중 17채만 일반 청약자에게 열려 있는 셈입니다. 공급이 적으니 경쟁률과 분양가가 높아지는 것은 구조적으로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주 기간 동안 인근 전월세는 어떻게 되나요?
재개발이 시작되면 이주 기간이 약 2년 걸립니다. 이 2년 동안 수천 가구가 인근 지역에서 새 전월세를 구해야 하므로 주변 임대료가 급등합니다.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서민들이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낡은 집들이 집중적으로 사라지기 때문에, 완공 후에도 임대료 부담은 커집니다.
아파트 공사 기간도 과거 약 30개월에서 2026년 기준 약 50개월로 늘어났습니다. 그만큼 새 아파트가 시장에 나오기까지 공백이 길어집니다. 관리처분인가(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주요 행정 승인 단계) 이후부터 입주까지 장기간 공급 공백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나
재개발 구역을 알아볼 때는 이주 가구 수와 건립 세대 수를 비교해 실제 공급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울 내 빌라 같은 비아파트는 재개발로 인해 재고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이므로, 재개발 가능 구역에 있는 빌라의 희소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