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세신탁제도 발표, 왜 전세사기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걸까

정보알림이VIP
2026.07.06 11:42 · 조회수 169

전세금은 이미 / 집주인 통장에 없어요

전세신탁제도가 전세사기를 막기 어려운 이유는, 전세를 놓는 집주인은 전세금을 받자마자 이미 그 돈을 다른 곳에 쓰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2026년 초 집주인이 전세금을 정부 지정 기관에 예치하도록 하는 전세신탁제도 도입을 발표했습니다. 자발적 참여 방식으로 하반기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전세 제도의 근본 구조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전세금을 신탁에 예치할 여유가 있는 집주인은 애초에 전세를 놓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전세신탁제도, 어떤 내용인가요?

정부가 발표한 전세신탁제도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받으면, 그 돈을 국가가 만들거나 지정한 기관에 예치하라는 것입니다.

예치된 돈은 정부가 운용하고, 집주인에게는 소정의 수익을 돌려줍니다. 만기 때 세입자가 전세금을 반드시 돌려받을 수 있어 전세사기를 방지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단, 참여는 강제가 아닌 자발적입니다. 원하는 집주인에 한해서만 적용되며, 2026년 하반기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제도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세를 놓는다는 것, 어떤 의미일까요?

전세 제도의 본질을 알면 이 정책의 한계가 보입니다.

집주인이 매달 들어오는 월세 수익을 포기하고 목돈인 전세금을 받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그만큼의 돈이 지금 당장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집주인이 전세를 선택하는 대표적인 경우는 두 가지입니다.

  • 갭투자(집값과 전세금의 차액만으로 집을 사는 방식): 매수 자금이 부족할 때 부족한 금액만큼 전세금으로 채웁니다. 전세금은 분양 잔금이나 매수 자금으로 즉시 빠져나갑니다.
  • 긴급 자금 필요: 월세를 받다가 갑자기 목돈이 필요해지면 보증금을 높여 반전세·전세로 전환합니다. 이때도 그 돈은 급하게 필요한 곳에 바로 쓰입니다.

두 경우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세금을 받자마자 그 돈이 집주인 통장에 머물지 않고 다른 곳으로 나간다는 것입니다.

왜 자발적 참여만으로는 효과가 없을까요?

신탁에 참여하려면 집주인이 전세금을 '따로 예치'할 여유 자금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유 자금이 충분한 집주인은 전세를 놓지 않습니다. 돈이 여유로우면 매달 고정 수입이 생기는 월세를 선택하지, 나중에 목돈을 그대로 돌려줘야 하는 전세를 굳이 고르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신탁 참여 의향이 있을 집주인은 전세를 놓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전세를 실제로 놓는 집주인은 신탁에 넣을 돈이 없는 구조가 됩니다.

실효성 있는 대안으로 무엇이 거론될까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방향이 다른 접근이 오래전부터 제안되어 왔습니다. 핵심은 무자본으로 갭투자를 연속 반복하는 행위를 막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방식입니다. 이미 전세를 끼고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추가로 집을 사려 할 때, 현재 세입자 보증금의 일정 비율을 자기 통장에 유지하고 있어야만 추가 매수를 허용하는 구조입니다.

이 방식이라면 정상적인 부동산 투자는 제한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기 자본 없이 전세만 이용해 수십·수백 채를 연속으로 사들이는 무자본 갭투자는 구조적으로 차단됩니다. 전세사기 피해의 주요 유형이 이런 무자본 갭투자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전세신탁제도와는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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