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미분양 8654호인데 분양가가 안 내려가는 이유와 손해 청구서

이슈톡톡VIP
2026.07.01 17:50 · 조회수 291

2026년 4월 기준 부산 미분양이 8,654호로 2010년 1월 이후 15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그런데 분양가(새 아파트를 처음 공급할 때 매기는 가격)는 한 푼도 떨어지지 않고, 부산 아파트 매매가격 평균은 오히려 보합을 유지합니다. 안 팔리는데 가격이 버티는 이유는 건설사의 손실 회피 구조와 동부산-서부산 양극화 때문입니다. 이 빈집들의 손해 청구서는 세금(LH 공공 매입·취득세 감면)과 거품 가격에 들어가는 실수요자에게 순서대로 돌아오는 구조입니다.

부산 미분양 8천 호가 왜 이례적인가요?

부산 미분양은 2025년 10월 8,040호로 처음 8천 호를 넘었습니다. 그 전에 부산에서 8천 호를 넘긴 적은 2010년 1월(8,279호)이 마지막으로, 15년 10개월 만의 기록이었습니다. 이후 내려가지 않고 2026년 4월에는 8,654호까지 올랐습니다. 직전 달인 2026년 3월이 7,224호였으니 한 달 새 1,430호, 비율로 약 20%가 불어났습니다.

부산은 인구 약 330만 명의 서울 다음 두 번째 도시입니다. 어딘가 외진 소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제2 도시에서 완공된 새 아파트 8천여 채가 주인을 못 찾고 비어 있다는 것이 이 숫자의 무게입니다.

2026년 초 기준으로 구별 미분양을 보면 부산진구 1,747채, 사상구 1,166채, 동래구 1,123채 순입니다. 서부산 권역에 빈집이 집중된 구조입니다.

분양가는 왜 안 내리는 게 아니라 못 내리는 걸까요?

보통 물건이 안 팔리면 가격을 낮춥니다. 부산 아파트는 빈집이 역대급으로 쌓이는데도 분양가가 한 푼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① 처음부터 높게 박힌 원가

철근·시멘트 같은 건설 자재값과 인건비가 수년 새 크게 올랐습니다. 부산에서도 평당 3천만 원을 넘는 단지가 급증했고, 일부는 평당 5천만 원대까지 올라갔습니다. 들어간 비용이 크기 때문에 분양가를 쉽게 내릴 수 없습니다.

② 가격을 내리면 손실이 그 자리에서 확정

분양가를 낮추는 순간 장부에 손실이 기록됩니다. 앞서 비싸게 계약한 사람들의 반발도 감수해야 합니다. 그래서 건설사는 손실을 인정하기보다 빈집으로 버티는 쪽을 택합니다. 시장이 회복되면 원래 가격에 팔릴 수도 있다는 기대도 버팀의 이유입니다.

③ 입지와 분양가의 불일치

외곽에 있는데 인근 인기 지역의 이름표를 붙이고 고가에 분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르엘 리버파크 센텀이 대표적입니다. 84㎡ 기준 평당 약 5천만 원, 펜트하우스(244㎡)는 최고 99억 원(2025년 기준 부산 역대 최고 분양가)이었습니다. 이 단지는 1순위 평균 경쟁률 4.66대 1에 84㎡ 평형은 116.4대 1까지 올랐고 모델하우스 첫 주말에 3만 명이 넘게 몰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초기 대규모 계약이 불발됐습니다. 구경객은 넘쳤지만 계약서는 채워지지 않는 결과였습니다.

미분양이 역대 최다인데 집값이 오른다는 게 어떻게 가능한가요?

평균의 함정 때문입니다. '부산 집값'이라는 하나의 통계 뒤에는 완전히 다른 두 시장이 섞여 있습니다.

지역상황
동부산 (해운대·수영 일대)수요 집중, 가격 강세 유지
서부산 (사상·사하·강서 일대)빈집 누적, 수요 급감

집 여러 채를 사모으는 대신 가장 입지 좋은 한 채에 돈을 몰아넣는 흐름이 이 양극화를 심화시킵니다. 동부산이 평균을 끌어올리는 동안, 서부산의 빈집 급증은 그 숫자 뒤에 가려집니다.

실제로 2025년 10월 한 달간 부산진구 미분양 증가분이 약 500호, 동구가 250호 이상이었습니다. 누적 총량이 아니라 단 한 달의 증가분입니다.

이 빈집의 손해 청구서는 결국 누구한테 날아오나요?

건설사는 가격을 내리지 않고 버팁니다. 그 손해는 어디로 갔을까요?

청구 항목내용
① 세금 — LH 공공 매입올해 3천 채·내년 5천 채 합계 8,000채 매입 예정. 매입 가격 상한을 감정가의 83%에서 90%로 상향 (2026년 기준). 안 팔린 집을 더 비싸게 사주는 구조
② 세금 — 취득세 감면2026년부터 지방 준공후 미분양(85㎡·6억 원 이하) 취득세 최대 50% 감면·중과 배제. 감면분만큼 재정 구멍
③ 실수요자거품 가격이 끝내 안 내려가면 누군가는 그 가격에 들어가 빚을 짊어짐

여기서 중요한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취득세 감면 혜택에서 광역시는 제외됩니다. 부산은 광역시이기 때문에 2026년 4월 기준 준공후 미분양(다 지었는데도 안 팔린 악성 빈집) 전국 3위(2,923채, 1위 대구·2위 경남)임에도 이 혜택을 직접 받지 못합니다.

이 문제는 부산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2026년 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은 6만 6천여 호이고, 이 중 다 지어놓고도 안 팔린 준공후 미분양은 3만 1천여 호로 14년 만에 3만 호를 넘었습니다. 전국 준공후 미분양의 85.3%가 지방에 몰려 있고, 수도권은 14.7%에 그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나

분양가가 입지와 원가에 실제로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실수요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어입니다. 미분양이 이미 쌓인 지역이라면 추가 공급 예정 물량도 확인해야 합니다. 서부산 엄궁동 일대에는 약 5천 세대 브랜드 타운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으로, 지금도 적체가 심한 곳에 공급이 더 얹히는 상황입니다. 거품 가격에 떠밀려 들어가지 않는 것이 가장 강력한 대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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