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가 선순위 보증금 잘못 안내하면 보증금 손해 배상 책임

데일리브리핑VIP
4일 전 · 조회수 105

집주인 말만 믿고 계약했다면 중개사도 책임 있습니다

대법원 2023다259743 판결(2023. 11. 30. 선고)에 따르면, 공인중개사는 집주인이 구두로 알려준 선순위 임차보증금 총액을 그대로 전달한 것만으로는 설명의무를 다한 것이 아닙니다.

임대인에게 다른 임차인의 계약 자료를 직접 요구해 확인하고, 자료를 받지 못한 경우에는 "이 금액이 실제와 다를 수 있다"고 임차인에게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보증금 손해 발생 시 배상 책임을 집니다.

어떤 사건이었나요?

2018년 4월, 한 임차인이 16가구짜리 다가구 빌라에서 보증금 9,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습니다.

당시 공인중개사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아래와 같이 적었습니다.

·근저당권 실채무(집주인이 구두로 알려준 금액): 6억 원
·다른 임차인 보증금 총액(동일): 6억 원
·주택가액: 18.5억 원

이 숫자대로라면 선순위 채권 합계(12억 원)가 주택 가액(18.5억 원)을 밑돌기 때문에, 보증금을 돌려받는 데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집주인이 구두로 알려준 금액을 그대로 옮긴 것이었습니다.

이후 빌라는 경매로 넘어가 감정평가액(15.8억 원)보다 낮은 12억 원에 낙찰됐고, 소액임차인 우선배당이 끝난 뒤 원고는 단 한 푼도 배당받지 못했습니다. 실제 선순위 보증금 총액이 중개사가 기재한 것보다 훨씬 많았던 것입니다.

대법원은 무엇이 잘못됐다고 봤나요?

1심·2심은 "중개사가 충분히 설명했다"고 봤지만, 대법원(2023다259743, 2023. 11. 30. 선고)은 파기환송(하급심 판결이 잘못됐으니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내는 것)을 결정했습니다.

대법원이 밝힌 중개사의 의무는 두 가지입니다.

1. 자료를 직접 요구해야 한다

임대인에게 다른 임차인의 계약 내용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확인한 뒤, 임차인에게 설명하고 자료를 직접 제시해야 합니다.

2. 자료를 못 받으면 반드시 경고해야 한다

임대인이 자료를 주지 않는 경우, 빌라 가구 수·인근 임대차 시세 등을 근거로 "집주인이 말한 금액이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임차인에게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선관주의의무, 전문가로서 당연히 다해야 할 기본 주의)를 위반한 것이며, 보증금 손해 발생 시 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단, 과실상계(손해 발생에 피해자 쪽도 잘못이 있을 때 배상액을 줄이는 것)가 인정될 수 있어 전액 배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다가구 빌라 전세 전, 확인할 것들

다가구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등기부등본에 각 세대별 임차인 정보가 나오지 않습니다. 선순위 보증금 총액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맹점이 있습니다.

임차인 입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 임대인에게 다른 세대 계약서 사본 직접 요청 — 제공을 거부한다면 그 자체가 위험 신호입니다
  • 확정일자 현황 조회 — 주민센터 방문 또는 인터넷등기소에서 해당 건물의 임대차 확정일자 부여 현황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공인중개사가 단순 전달자가 아닌, 확인하고 경고해야 할 의무자임을 분명히 한 사례입니다. 계약 전 중개사에게 자료 요청 여부와 고지 내용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보증금을 지키는 현실적인 첫 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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