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자 집 팔면 세입자가 집 잃는 이유
2026년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다주택자가 집을 팔아도 중과세를 면제해 주는 혜택)가 종료되면서 서울 매물이 3월 최고점 8만 채 이상에서 5월 6만대 초반으로 한 달여 만에 약 1만 7천 채 감소했습니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가 집을 팔면 전세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줄어 총량이 맞는다고 보지만, 현실에서는 기존 세입자가 집을 나와 서울 안에서 새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수요자로 전환됩니다. 전세 물건은 하나 줄고 수요는 그대로 남아, 2026년 현재 서울 전셋값은 2년 전 대비 약 12% 올라 전세난 기준인 2년 5%를 두 배 이상 웃돌고 있습니다.
비거주 1주택자 집이 팔리면 왜 전세 물건이 줄어드나?
2026년 5월 12일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집 매각을 허용하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정부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서울 집주인 A가 집을 팔고, 지방에서 상경한 무주택자 B가 그 집을 사면, B가 지방에서 쓰던 전세 수요가 하나 줄었으니 전국 전세 총량은 같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논리에는 빠진 사람이 있습니다. A의 집에 살고 있던 세입자 C입니다.
| 주체 | 상황 | 서울 전세에 미치는 영향 |
|---|---|---|
| A (집주인) | 비거주 1주택자 → 집 매각 | 서울 전세 물건 1개 감소 |
| B (신규 구매자) | 지방 전세 수요자 → 서울 집 매수 | 지방 전세 물건 1개 공백 발생 |
| C (기존 세입자) | 퇴거 통보 → 서울에서 새 전셋집 탐색 | 서울 전세 수요 1개 추가 |
B가 지방을 떠나 서울 집을 샀으니 지방 전셋집 하나가 비었지만, C는 서울에 직장이 있어 그 지방 전셋집에 갈 수 없습니다. C가 계속 서울에서 살아야 하는 한, 서울 전세 수요는 줄지 않습니다. 정부가 총량으로만 계산하면서 놓친 지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5월 9일 이후 서울 매물은 얼마나 줄었나?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일인 2026년 5월 9일까지 집을 팔면 중과세를 내지 않았지만, 5월 10일부터는 양도소득세 중과가 다시 적용됩니다. 유예 마지막 날 직전 매물이 반짝 늘었다가 이후 빠르게 줄어들었습니다.
| 시점 | 서울 아파트 매물 수 |
|---|---|
| 2026년 3월 21일 (연내 고점) | 8만 채 이상 |
| 2026년 5월 20일 | 6만대 초반 (약 1만 7천 채 감소) |
5월 10일부터 팔면 세금이 크게 불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많은 다주택자가 비규제 지역 물건부터 팔아 주택 수를 줄이고, 서울 핵심 지역 한 채만 남기는 전략(이른바 '똘똘한 한 채' 전략)을 택합니다. 이 때문에 서울 핵심 지역 매물은 더욱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서울 전세가 2년 새 12% 오른 게 왜 심각한가?
임대차 3법(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2020년 시행)에 따라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 2년 계약 만료 후 한 번 더 연장할 권리)을 행사하면 집주인은 2년간 전셋값을 5%까지만 올릴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2년 기준 전세 상승률이 5%를 넘으면 '전세난'으로 판단합니다.
2026년 현재 서울 전세가는 2년 전 대비 약 12% 오른 상태입니다. 전세난 기준의 두 배를 훌쩍 넘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써서 5% 이상 인상을 막더라도, 다음 계약 때 시세 차이를 한꺼번에 부담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매물 부족이 심해지면서 '집도 보지 않고 전세 계약'하는 사례도 생겨났습니다. 집을 보고 생각하는 사이에 다른 사람이 먼저 계약하기 때문입니다.
집을 사서 해결하면 되지 않나? 왜 쉽지 않나?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2026년 현재 15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15억 원짜리 집을 사면 LTV(집값 대비 대출 가능 비율) 기준으로 최대 4억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나머지 11억 원은 자기 돈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대출 한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저렴한 10억 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노원·도봉·강북구(이른바 노도강) 쪽이 먼저 오르고, 이후 마포·성동, 최종적으로 강남 3구 순서로 상승 압력이 전달되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또한 선진국에서 자가보유율(= 자기 집을 소유한 가구 비율)이 70%를 넘는 나라가 거의 없습니다. 미국은 65~66%, 영국도 70% 아래입니다. 소득 격차와 직업·거주지 이동 특성상 모든 사람이 집을 사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30%를 위한 임대 시장을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정책의 핵심인데, 전세 물건 자체가 줄고 있는 것이 지금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나
지금 전세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집주인이 비거주 1주택자인지 확인하고, 해당되는 경우 매각 시 퇴거 가능성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가능 여부와 남은 횟수도 등기부등본 및 확정일자 내역으로 사전에 확인하면 예상치 못한 이사를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